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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 후기와 기록하기/스피릿 기록하기

범선의 이름을 따라 지은 위스키, '커티 삭(Cutty Sark)'

by Social Bartender 2019. 4. 10.

"범선의 이름을 따라 지은 위스키, '커티 삭(Cutty Sark)'"

이름: 커티 삭(Cutty Sark)

종류: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도수: 40%

가격: 약 2만 원 (대형마트 기준)

증류주 하면 흔히 보드카, 위스키, 테킬라, 진, 럼이 있지만 이 중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자주 마시는 나는 나름 알려져있지만 먹어보지 못한 스카치 위스키 커티 삭을 며칠 전 이마트에서 19,900원에 구입했다. 

커티 삭 위스키는 1923년 영국에서 베리 브라더스&러드 회사로부터 만들어졌는데 당시 차를 수입하는 무역선으로 유명했던 상선 '커티 삭'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고 한다.

그 무역선은 병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앞쪽 면 라벨에 범선의 그림이 삽입되어있고 뒤쪽 면에는 항해를 떠오르게 하는 나침반 표시가 새겨져 있다. (라벨의 색상이 처음에는 흰색으로 설정했지만 인쇄사의 실수로 노란색으로 출시되었고 반응이 좋아서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하나 커티 삭과 관련된 이야기는 1960년대에 미국의 린든 존슨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찾은 술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대형마트에서도 주류매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위스키지만 당시에는 미국 대통령이 찾는다는 이유로 전국을 수소문 해서도 2병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판매되고 있지는 않았으며 이 일 뒤에 커티 삭이 많이 알려지고 가격도 뻥튀기 되었다고 한다.

하나 신기했던 점은 병 입구에 마개가 달려있었다는 것.

마개가 따로 분리되지도 않고 병을 기울여도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길래 원래 이런건가 싶었지만 잔에 따를 때 (마개 말고)병을 옆으로 한 번 돌리면 되는거였다.

 


"가볍고 부드러운 맛을"

커티 삭이 만들어지던 당시 영국의 위스키들은 대부분 향과 맛이 강한 편이었기에 커티 삭은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커티 삭은 출시 이전 베리사에서 미국인이 선호하는 가볍고 부드러운 맛과 묵직한 스카치 위스키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영국인의 입맛에 모두 맞는 위스키를 개발하고자 한데서 탄생했다.

그 맛을 느껴본다면 지금 까지 먹어본 위스키 중에서는 가장 가벼운 느낌이 확실히 든다.

평소에 주로 먹는 위스키와 같은 도수 40%지만 커티 삭은 향도 삼킬 때의 목넘김도 전혀 무겁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나는 것 같다.

묵직한 느낌의 술을 좋아하지 않는 입맛의 사람들이라도 커티 삭 정도면 부담 없이 마셔볼 수 있지 않을까 한 번 생각해본다.

커티 삭의 탄생 과정과 자리잡끼 까지에는 주변의 많은 상황들이 계획적으로 또는 우연적으로 협력된 것 같다.

당시 가장 빠르기로 유명했던 범선 '커티 삭'의 존재 부터 인쇄사의 라벨 색상 실수, 그렇지만 이에 대해 좋았던 반응.

여기에 1920년 미국에서 제정된 금주법으로 인해 밀조되기도 한 것 처럼 주변의 여러 변수들과 상황들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지나가며 생각해보자면 마치 사람의 삶을 보는 것 같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고 이상하는 삶을 실현하고 자리잡기 까지의 과정에 존재하는 모든 우연적인, 또는 계획적인 요소들, 이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회피할 수 없이 대면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되는 시간들에 비슷함을 느낀다.

때로는 그 다양하고 복합적인 변수같은 상황들에 혼란스럽기도 지치기도 하지만 이는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 되는 삶에 결국 필수불가결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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