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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술집 탐방/대구 술집 탐방

서로 마주보며 정드는, 동성로[정든밤]

by Social Bartender 2019. 8. 28.

"서로 마주보며 정드는, 동성로[정든밤]"

정든밤 입구

동성로, 야시골목 부근에 위치한 요리주점 '정든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친구와 2년에 한 번 만나는 친구, 그리고 4년에 한 번 만나는 친구와 함께 모임을 가졌다.

 

내부

실내로 들어서면 단조로우면서도 심플한 분위기가 다가온다.

동시에 고요한 느낌의 인테리어는 지나치게 시끌벅적하기보다 상대방의 말과 반응에 귀를 기울이기 딱 좋은, 정든밤 이름 그대로 둘이 마주보고 서로 마주보며 함께 마주봄으로서 깊은 정에 빠져드는 듯한 풍경을 담아내는 것도 느껴본다.

 

 

잔잔한 조명이 비추는 테이블도 아늑함 그 자체다.

 

제공되는 기본 안주

기본 안주로는 꾀돌이와 쫀드기, 그리고 강냉이가 제공되는데 초등학교 졸업 이후 굳이 찾아먹어 본 적이 없는 추억의 간식에서 왠지 모를 아련함이 느껴진다.

 

메뉴판

요리가 맛있는 정든밤의 메뉴판.

가격대도 그다지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는 편에 다양하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메뉴가 선택하는 데에 고민을 덜어준다.

 

 

1차로 방문한 우리는 가볍게 소맥을 마셨다.

함께 찾은 일행 네 명이 각각 좋아하는 주종이 다르지만 함께 보는 것이 오랜만인지라 소맥으로 가볍게 통일했다.

비록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오랜만에 만난 시간이 불편하거나 어색하지도 않은 이 자리는 아마 이전에 맺어지고 쌓아진 관계가 바탕이 되어있기 때문에 지금에서도 여전히 편안함만을 느끼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주문한 메뉴들

주문한 안주들이 나왔다.

차례로 크림 닭갈비, 베이컨 치즈 오믈렛, 그리고 크림 닭갈비를 다 먹어 갈 때쯤 볶은 밥이다.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매콤한 크림 닭갈비와 치즈와 계란의 궁합이 달짝하게 어울리는 치즈 오믈렛의 맛은 명색이 '요리주점'인 정든밤의 위상을 체감시켜준다. (개인적인 채식 지향 상 닭 보다 깻잎과 떡 위주로 먹었긴 하지만 모두 남김없이 만족하며 먹었다.)

정성 들여 만들어진 안주 역시 함께 마주보는 술자리에서는 빠지기 어려운 존재다.

 

 

오픈 직전에 맞춰 왔지만 2층까지 자리가 빨리 찼다.

평일이었는 거 감안해도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술집인 듯.

 

 

이름과 철학, 음식과 분위기의 조화 역시 '정든밤'만의 추구하는 가치를 작은 부분이나마 담아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그리운 사람들, 혹은 추억 속에 살아가던 사람들과의 만남은 시간이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서두르는 것만 같다.

개인으로서는 신뢰할 수 있는 깊은 관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입장이지만 때로는 잊혀지지 못해 기억의 한 쪽을 맴돌고 있는 관계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쉼이 되고 출발이 되는 것을 느낀다.

서로 마주 보며 이전에 나눴던 정을 떠올리면, 쓸쓸한 추억을 벗어나 잔잔한 격려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오랜 인연을 지나 맺어진 술자리가 담아내는 선물임을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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